우선 이 말도 안되는 영광을 시나공에게 돌립니다.

5월 10일/ 2회 정기기사시험 열흘전, 시나공 문제집이 집에 도착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5과목 관련자료를 전부 받으니 또 다른 책이 한권이 만들어지고...

10일만에 다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조금씩 열심히 해보고자 첫 페이지를 넘겼는데.

비전공자들은 모두 아실겁니다.

처음 느껴지는 그 막막함.

한국어를 읽으면서 아랍어를 읽고 있는 느낌이 들며 멘붕이가 찾아왔습니다.

한글자씩 또박 또박 다 읽었는데, 한 문장을 읽고 나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10일가지고는 부족하겠다 싶어 8월에 있을 다음시험을 준비하기로 하고,

그냥 경험만 쌓자. 시험분위기나 느껴보자... 라는 생각으로...

일단 책은 덮었습니다.

그렇게 시험은 뒷전이던중... 5월 15일,

블리자드 사에서 악마III 이라는 게임이 발매되었고,

14일에서 15일로 넘어가는 12시에 저도 모르게 결제를 해버렸으며,

눈을 떠보니 5월 18일 이었습니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제 눈 앞에는 화려한 아이템을 걸친 캐릭터가 두개나 서있었습니다.

레벨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ㅋㅋㅋ

재빠르게 미리 프린트 해놓은 자료집을 쭉 읽는데

당연히 여전히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그렇게 하루가 지났습니다.

19일에는 기출문제만 풀어보자. 라는 생각으로 도서관에 들어가 덤볐는데

2시간만에 포기했습니다.

그래도 시험에 대한 예의란게 있어 이제까지 공부 안했으니 오늘 밤새고 내일 시험보면

하늘이 스스로 돕는 자를 돕기는 커녕

시험 당일 시험장에서도 모의고사 책을 꺼내어 봤는데,

단 2년치 문제만 풀려있더군요......... 멘붕이가 다시....

어쨌든 시험은 앞으로 한시간이 남았고...

밤새서 정신은 없고 그냥 한시간동안 집중해서 나머지 문제들을 풀었습니다.

그런데 긴장을 잔뜩해서인지 문제 내용들이 머리속에 쏙쏙 들어왔고,

한시간이 언제갔는지 모르게 그렇게 시험은 시작되었습니다.

1과목 / 2과목 / 3과목은 아무런생각없이 풀었습니다.

이미 위 세과목을 풀자마자 탈락이 확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2과목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진짜 목숨걸고 찍신을 불러 맞춰보자. 라는 생각에

4과목은 정말 최선을 다해서 풀어보았습니다.

하지만, 20문제가 지나고 보니... 4과목도 반도 못맞았을 것 같고

멘붕이가 올랑 말랑 하다 정신을 집중하고

5과목을 풀려고 하는데.

아니, 이 와중에!!!!!!!!!!!!!!!!!!!!!!!!!!

집에 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막풀었습니다. 이미 탈락은 확정되었을거라는 생각에.

우리 교실에서 두번째로 시험지를 내고 나왔습니다.

(지나고 보니 위의 과정이 점수에 그대로 반영이 되어있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탈락이라고 확실히 믿었기에 아쉽지 않았습니다.

시험장 분위기도 아주 잘 익혔구요.

그래도 나올때 만큼은 시험이 뭐 이리 쉽냐는 표정으로 당당하게 나왔습니다.

어차피 내가 몇점 받을지 아무도 모르니까...

시험보고 나오니 가족에게 전화도 오고

그냥 경험삼아 봤다고 8월 시험 준비해서 꼭 합격할거라고 말을 다 해놨는데...

어느날 갑자기.

이런 문자가....

친척댁에서 식사를 마치고 쉬고 있었는데,

웃음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화가 나는 것도 아니고

울고 싶은 것도 아니고

뭐? 하! 어? 음. 에? 에이. 어? 음. 홍? 뷁. 꿃. 윽? 에. 왕? 헐.............

이런 소리가 입에서 흘러 나왔습니다.

이번 시험은

제 인생에 한 번도 없었던 시험운 이라는 것과,

시나공의 엄청난 위력의 모의고사와 해설들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실기를 등록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영어통번역을 전공하였고 정말 이쪽 분야와는 전혀 상관없이 살아온 사람입니다.

맨 위의 점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60점 통과에 61점을 받았습니다.

전혀 사기가 아니랍니다. ㅋㅋ

다시 한 번 시나공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며,

남는 2012 실기 문제집좀 보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열심히 해서 합격해보겠습니다.

안녕히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