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활용능력 1급, 속칭 "컴활1급"은 참으로 악명 높은 자격증 시험이었다.
어느덧 50대 초반에 접어든 나에게는 당연히 어려운 시험이었다. 특히 노안이 와서 공부하는 기간 동안 눈이 너무너무 아파서 힘들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끝에 결국 손에 넣는 데 성공하였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나는 필기 3번, 실기 9번 도전 끝에 합격했다.
필기시험은 책 없이 그냥 유*브를 이용하여 공짜 동영상을 보고 독학으로 공부했는데 필기시험부터 너무 어려웠다. 보통은 1과목 컴퓨터 일반이 쉽고, 2~3과목인 엑셀과 액세스가 어렵다고 하는데 나는 정반대였다. 2~3과목은 오히려 쉬웠고 1과목인 컴퓨터 일반이 너무너무 어렵고 생소한 문제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1번째 시험은 평균 40점대로 말도 안 되게 탈락, 2번째 시험도 1과목이 과락(40점 미만)으로 탈락이었다. 3번째 시험 때도 너무 어려웠고 낯선 문제들로 가득찼는데, 문제를 대충 다 풀고 나서(찍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대로는 그냥 떨어질 게 뻔해보였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1번 문제부터 다시 다 찍었다. 이때 거의 2/3는 답을 바꾼 것 같았다. 결과는 운 좋게도 합격이었다.
실기시험은 책 없이 공부할 자신이 없었기에 필기합격을 확인한 후 바로 서점에 가서 실기 대비 교재를 사서 공부를 시작했다. 나는 주로 서점에서 산 책 2권으로 공부했는데, 하나는 “2024 시나공 컴퓨터활용능력 1급 실기 기출문제집”이었고, 다른 하나는 “2025 시나공 컴퓨터활용능력 1급 실기 총정리”였다.
처음에는 “1급 실기 총정리”로 기본을 다져주고, 어느 정도 기본을 다진 후에 “1급 실기 기출문제집”을 사서 실전에 대비하려고 했다. 처음에는 1급 실기 총정리가 워낙 내용이 어렵고 양이 방대하였기에(당연히 초짜였으므로 그렇게 느껴졌다) 포기할까 생각도 많이 했다. 그렇지만 한 번을 보고, 두 번을 보고, 반복해서 보다 보니 어느 정도 감이 잡히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우선 엑셀과 액세스에서 고급 필터, 조건부 서식, 레이아웃, 배열수식, 함수, 피벗테이블, 차트, 매크로, 프로시저 등등 각 영역별로 집중적으로 설명과 실습을 병행하여 연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부를 하다 보면 자신이 특히 부족한 영역이 뭔지 어렴풋이 알게 되는데, 예를 들어 나는 피벗테이블에 유독 약하다 싶으면 그 영역만 집중적으로 연습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그러고 나서 뭔가 부족함을 느껴 기출문제집도 사서 풀게 되었다. 기출문제집은 최신 기출문제와 모의고사를 굉장히 여러 번, 실전에 대비하여 공부할 수 있는데, 실제로 내가 본 9번의 실기시험 중 완전히 똑같이 출제된 문제도 꽤 많았다.
그러나 사실 이것만으로도 뭔가 부족해 보였지만 이미 이 2권을 공부하는 데만 2개월 넘게 꼬박 시간을 투자한 터라 더 이상의 공부보다는 실제 시험을 한 번 치러보자는 생각으로 실기 시험을 접수하였다.
그리고 대망의 첫 번째 시험을 11월 초에 봤다. 와! 그 충격과 공포는 상상 이상이었다. 난이도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웠던 것이다. 지금에 와서 돌아보니 시험 10번 중에 3번 정도는 난이도가 쉽게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첫 번째 시험은 정말정말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난다. 게다가 노트북으로만 연습했던 터라 낯선 시험장의 분위기, 제멋대로 날라다니는 마우스, 후지기 이를 데 없는 키보드 등등 모든 것이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시험을 치르고 나서 이걸 계속해야 하나, 지금이라도 포기하는 게 나은 건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결론은 몇 번 더 시험을 쳐 보고 판단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약 2달간 9번의 실기 시험을 치렀다.
시험이 거듭되자 시험장도 익숙하게 되었고, 어느 순간부터 긴장감도 사라져 본 실력이 슬슬 나오기 시작했다. 엑셀이 70점을 넘기고, 어떤 때는 액세스가 70점을 넘기거나, 둘 다 60점대가 나오기 시작했다. 슬슬 합격의 문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시험이 전체적으로 쉬우면 엑셀이든 액세스든 시간이 많이 남았고, 시험이 전체적으로 어려우면 시간이 빠듯하게 느껴졌다.
지금부터는 컴활1급을 따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수험생 분들을 위해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팁을 알려 드리고자 한다.
첫째, 실제 시험의 난이도는 상당히 높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그것은 낯선 환경도 한 몫 하는데 일단 기본으로 점수를 따야 할 엑셀의 고급필터, 조건부서식부터 낯선 문제가 출제되면 당황하게 된다. 그리고 매크로나 차트도 문제를 꼬고 꼬아서 출제되면 은근히 시간을 많이 빼앗기게 되는데 이럴 때는 미련을 버리고 빠르게 다음 문제로 넘어가야 한다. 함수나 쿼리도 마찬가지다. 첫 번째 풀었을 때 에러가 뜨거나 하면 바로 다음 문제로 넘어가야 한다.
두 번째, 엑셀에서 기타작업 중 4-2번 문제는 포기한다.
엑셀의 프로시저 문제는 기타작업 4번 문제에 모여 있는데 이중에서 4-1과 4-3은 가능한 맞추려고 노력하고 4-2는 과감히 포기해도 된다. 왜냐하면 각각 배점이 5점인데 4-2만 유독 어렵고 길게 써야 하기 때문이다. 난이도는 둘째치고 4-2는 타자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므로 포기하는 것이 맞다. 만약 4-2를 빼고도 다른 문제를 푸는 데 시간이 부족하지 않고 어려움이 없다면 이미 당신은 합격된 거나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4-2를 굳이 머리 싸매고 공부하지 말기를 권유한다. 그 노력으로 다른 문제들을 확실히 맞추기 위해 노력하자.
셋째, 가장 중요하고 배점이 높은 엑셀의 함수와 액세스의 쿼리는 절대로 포기해선 안 된다.
어쩌다 함수 중에서 배열수식을 포기한다는 사람이 있는데 절대로 안 된다. 배열수식은 함수 5문제 중 반드시 2문제가 나오는데 그걸 포기하고도 합격한 사람은 사실 운이 매우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배열수식은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지지만 간단한 식 몇 개만 외우고 어느 정도 공부해보면 오히려 일반함수보다 더 쉽게 느껴진다. 엑셀의 함수 5문제는 배점이 30점으로 1문제당 6점, 액세스의 쿼리는 5문제에 35점 1문제당 배점이 무려 7점이다. 합격권에 들기 위해서는 엑셀에서 함수는 최소 3개, 엑세스도 최소 3~4개를 맞아야 한다. 배점으로 보나 난이도로 보나 함수와 쿼리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므로 가장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넷째, 쉬운 영역은 빠르게 풀고 확실하게 점수를 따야 한다. 엑셀에서는 1번 문제인 고급필터, 조건부 서식, 3번 문제인 메크로, 차트 등이 비교적 쉬운 영역이고, 2번 문제인 계산(함수) 영역과 4번 문제의 프로시저가 어려운 영역에 속한다. 함수와 프로시저는 문제가 어렵게 출제되면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고급필터나 조건부 서식, 메크로, 차트 등은 반드시 점수를 얻어야 합격할 수 있다.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많이 풀고 실제 시험을 여러 번 경험해 보면, 자연스럽게 엑셀에서는 함수, 액세스에서는 쿼리를 풀기 전 최대한 시간을 벌어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함수나 쿼리는 머리를 좀 쓰고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50대도 이렇게 끈질기게 도전하면 딸 수 있다. 여러분도 할 수 있다!